여행 이야기

치악산 휴양림에서의 첫밤

cozzie 2013. 8. 3. 09:31

 

 

 

두어달 전부터 휴양림 예약을 하려고 애를 써봤지만

컴퓨터에도 LTE_A가 있나요??

바랬던 두타산 휴양림 통나무집은 놓치고

원주 치악산 자연 휴양림 그것도 통나무집이 아니라 여러 집이 함께 사용하는 민박집 스타일의

황토방을 사흘동안 예약했습니다.

그래도 두 집이 사흘밤 자는데 30만원이면 횡재한거죠.

왠만한 펜션들 여름휴가철 4인 가족 하루 자는데 15만원에서 18만원인데

저흰 두 가족이 하루 10만원이면 되니까요. 그래서 다들 휴양림을 찾는 모양입니다.

물론 이곳 치악산 휴양림은 국립이 아니라

원주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시설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은 있군요

 

기대반 걱정반 세시간을 달려

휴양림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뭐

진입로부터 경사가 장난 아니더니

입구에서 황토방까지 이어지는 도로도 1, 2단 기어로 올라가야 하는 급경사입니다.

그만큼 지대가 높다는 뜻!

해발 500미터 정도 위치에 있는 황토방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아래쪽과는 뭔가 다른 공기입니다.

산에 다니시는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그 싸~하고 청명한 느낌 말입니다.

해는 강하지만 서늘한 기운과 맑은 공기가 사람을 한없이 설레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쑝입니다^^

근데 이거 휴양림에 찍은 사진이 맞긴 한건가??^^

 

 

 

 

구룡소를 다녀온 다음

서둘러 저녁준비를 했습니다.

산자락을 타고 차가운 밤공기가 밀려내려오는 시간에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우며 매형과 마시는 와인 한잔!

부러울게 없는 거 같습니다.

올 여름에는 등갈비를 해먹고 싶어서

마뜩찮아 하는 아내를 설득해서 미리 양념을 재고 초벌로 삶아 준비해온 등갈비를 양념을 이리저리 발라가며 구웠습니다.

평가는 호평 일색입니다!!  아들과 딸이 특히 잘 먹어서 더 기분 좋습니다.

난 그냥 메뉴만 정하고 일은 아내가 다 했으니 칭찬은 당연히 그리로 가야겠죠.

고기도 목살과 가브리살을 섞어 텁텁한 살코기 느낌만 나지 않도록 해봤습니다.

어때요? 먹음직스럽죠?

 

 

 

 

 

매형과 함께 숯돌이를 하다가 한컷!

직장을 옮긴 다음 수입이 나아졌다니 다행입니다.

하는 일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이어서 늘 마음 쓰는 처남의 심정을 매형이 아실라나...?

 

 

 

다 구워진 목살과 가브리살입니다.

숯불 바베규의 철칙 두가지만 지키면 반드시 맛좋은 고기를 먹는다는 거.

첫째 센불에 구우면 안됩니다.

아무리 배고프고 식구들이 재촉한다고 벌건불이 고기에 닿도록 하면

익기전에 그을러져서 냄새만 나고 기름기 뚜뚝...

연기와 불기운으로 은은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참 고기맛을 본다는!

두번째 집에서 후라이팬에 굽는 고기보다 두꿔야 한다는 것

고기에 닿는 불의 강도나 범위가 후라이팬보다 훨씬 강하고 넓기 때문에

고기가 얇으면 바삭할 정도로 익거나 타기 십상이지요.

두툼하게 잘라서 좋은 후추나 소금등과 함께 은은한 불에 굽는 것!

성공 바베큐의 지름길!!!

ㅋㅋㅋㅋ 잘난척 하기는.....ㅋㅋㅋㅋ

 

 

 

조카 나애가 준비해온 와인입니다.

이름은 까먹었지만

맛은 정말 기가 막히다는!

어릴 때 어머니가 담그시던 포도주 그맛입니다.

달달하며서 적당한 알콜기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네요..

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 좋습니다.

정환네하고 여행갈 때 준비해 가야겠습니다.

 

 

 

휴양림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숑과 현서

떡실신의 전형이네요^^

그런데 자알 보세요...

공통점이 보이십니까? 안보이신다구요?

누운 자세와 팔의 위치를 주의 깊게 보시면

아하! 아시겠지요??^^

저도 이렇게 자거든요 ㅋㅋ  저흰 부자지간, 부녀지간이 틀림없습니다.

 

이날 원주 기온은 31도

그런데 이곳은 밤공기가 차서

이불과 요 없이는 못잔다는..

피서는 제대로 온게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