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친구 부부와의 당일치기 여행

cozzie 2013. 8. 16. 14:38

 

장마가 한창이던 7월 초

함께 점심을 먹은 후 한달이 또 훌쩍 지나갔군요.

그사이 제게는 아이들 기말고사와 수업지옥인 여름방학^^, 그리고 여름휴가가 지나갔구요 

친구 정환이는 새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침 9시에 신정동에서 만나 경기도 양평에 있는 산음 휴양림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네비에는 2시간 반 정도 걸린단 예측이지만 

팔당대교 앞에서 딱 멈춘 차량행렬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1시간을 훌쩍 넘깁니다ㅠㅠ 

오늘이 빨간날이란걸 간과한 걸까요?? 

이리 저리 돌아봐도 방법이 없습니다. 광주방면으로 진입하는 길도 마찬가지,

퇴촌 근처에 오니 벌써 오후 1시, 네 시간째 운전을 하고 있네요ㅠㅠ

밤을 새워 일한 정환이는 이내 골아떨어졌고 

아내와 뒷자리의 제수씨에게서도 지루한 표정, 배고픈 표정이 보입니다. 

결국 원래 가려했던 옥천의 두부전골 집은 포기하고 

1년전쯤 들렀던 퇴촌밀면 집 옆에 있는 한정식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길이 막혀서 그런지 여기도 사람으로 만원...

20여분 기다린다음 서둘러 밥을 먹고 출발했지만, 에구,,, 또 길이 막히네요. 

양평대교를 건널 때까지도 엉금엉금 기던 길이 

드디어 풀리기 시작합니다. 당연하죠.. 여기부턴 서울방향 상행이니 말입니다. 

여기서부터 다시 한 시간!  고개를 넘어 휴양림에 도착한 시간은 4시반...

아... 고단합니다.    

 

날도 덥고 시간도 촉박해서 산음 휴양림에서는 거의 사진을 찍질 못했군요..

그나마 찍은 사진도 정환이가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라

으 숏다리.... ㅋㅋㅋ 아내가 이 사진 절대 올리지 말랬는데..^^

최근에 휴양림을 몇 군데 가보았습니다만

현재까지는 원주의 치악산 휴양림이

숲의 규모나, 물의 맑고 차가움이나, 공기의 맑고 청명함이나  모든 면에서  "갑"이라는!!!!

여긴 국립 휴양림이라서 그런지 정비도 잘 되어있고 깔끔하지만

그만큼 사람 손을 많이 타서 그런지

"자연"의 느낌은 나지 않는듯 합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ㅎㅎ

 

 

양수리의 두물머리입니다.

역마살이 낀 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도 어찌 이곳을 놓쳤을까요? 

드라마에서 배경으로만 구경하던 곳엘 처음 왔는데 이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갑니다.

물과 산이 어슴프레 넘어가는 해를 받으며 어두워지는 모습을 놓치기 싫어 엽서같은 사진 한장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젠 어딜 가도 좋다는 곳은 모조리 관광지로 꾸며놓고선 입장료받고 주차료받고 시멘트와 페인트, 전등으로 요란하게 치장을 해놓았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는 건 저의 철없는 희망사항일까요?

그래도..

후덥지근하지만 아름다운 경치와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벗이 있어서 견딜만 합니다.  

 

해가 꼴딱 넘어가기 전에 친구 부부와 기념으로...

제수씨가 좀 마르셨네요.. 정환이 이눔!!  제수씨 맛난거 많이 해드려라^^ 도로 살 찌시게..

통통한 아내와 똥똥한 저군요.

둘 다 다이어트를 좀 하긴 해야겠습니다. 점점 고등어 가운데 토막이 되어가네요.

근데 정환이가 심술을 부린듯 합니다. 저는 오른 팔과 다리가 잘렸네요...^^ 안되겠구만 이친구!!

아내와 저는 추억거리 하나 추가입니다.

 

 

친구 부부입니다.

정환이가 제수씨 뽀샵해 달라했는데 "불가"입니다. 할줄 모르거든요 ㅋㅋ

두 사람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두물머리 옆에는 넓다란 인공 연밭이 있습니다.

이제 막 연꽃도 피기 시작했네요. 아름답습니다. 물 위에서 저절로 피는 연꽃이었으면 더 아름다왔을텐데요ㅠㅠ

아내와 바른생활 자세로 당일 치기 여행 마지막 사진을 찍었습니다. 

찍쇠는 당근 정환이지요...

물병은 내려놓는 센스!! 안보이게 감추든가^^

 

잠시 후 무작정 저녁밥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서 연잎밥집은 문을 닫느\는다네요... 아쉽습니다. 

정환네와 연향기 그윽한 저녁을 함께 하고 싶었는데요.

양수리 시장을 뒤지다가 그냥 들어간 닭갈비집..

사진도 못찍고 그냥 밥만 먹고 나왔지만,

헐... 은근 맛집이라는!

사장님 입담도 구수하시고

양념된 닭고기나 야채, 볶음밥 모두 썩 괜찮습니다. 

가게는 작아도 아이들, 어른들 모두 좋아하실 듯 합니다.

혹시 양수리 두물머리 가시면 양수리 시장통 입구에 "춘천닭갈비" 한번 들려보세요.  

 

10시가 넘은 시간에 다시 차를 몰아 양수리를 출발

정환네를 강서구청 앞에 내려준 시간은 밤 11시반

흐아... 12시간을 운전했군요, 제가..

아내도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여기 저기 보고 싶은 제 욕심이 또 연약한 우리 여보를 잡을까 걱정입니다.

정환이가 일을 시작해서 이젠 자주 보기 어려울 듯 합니다.

이런 저런 결정을 앞에 둔 친구 부부가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리고 돈도 많이 벌어서 즐거운 서울 생활을 계속하길 바랍니다.

정환이한테는 오늘 잔소릴 좀 했는데.. 삐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