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짧은 가을을 보내며...

cozzie 2013. 11. 29. 20:38

 

나이를 먹을수록 달라지는게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자신감이 줄어들고 안정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정리정돈이 일상화되고 '내것'에 대한 집착이 커집니다.

그리고 더위보다는 추위를 타기 시작합니다.

집에서는 반팔, 반바지로 지냈었는데 어느해부턴가  

긴바지에 양말을 신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가을이 정말 짧아진다고 느낀답니다.

그 이유는 겨울(죽음)이 오기전에 가을(남아있는 시간)의 길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네요ㅠㅠ

우울합니다.

 

작년 가을 이 아파트에 이사왔을 때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던 나무입니다.

다른 것들은 모두 잎을 떨어내고 앙상한 가지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데

이 녀석만큼은 11월말의 찬 바람 속에서도 붉은 단풍을 이처럼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견합니다.

다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간의 무게에 눌려 스러지는 가을,

가장 늦게까지 서리와 찬비 속에도 꿋꿋이 생명을 지켜내는 그 모습이 말입니다.

이제 곧 이 나무도 죽음같은 침묵에 빠지겠지요.

그리고 몇달을 기다려

다시 푸릇 푸릇한 잎들을 피워내며 새로운 용기와 기대로 봄을 맞을겝니다.

 

그 봄을 이 나무와 함께 기다려 볼 참입니다.

 

 

지난번 포스팅 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젠 나무의 단풍만 이쁜 것이 아니라

떨어져 그 생명이 다한 낙옆에게도 눈길이 간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아... 정말 아름다운 단풍의 바다입니다.

 

어쨌거나 가을은

참으로 처량할만큼 아름답고 아쉬운 계절입니다.

이제 오십번째 가을이 저물고 있습니다.

제게 남은 가을은 모두 몇 번일까요?

그리고 내 모든 것인 아내와 함께 맞을 수 있는 가을은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시간이 없습니다. 사랑하기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