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날 날아든 낭보!!^^
4월 첫날입니다.
며칠 전부터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벚꽃, 개나리, 산수유가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났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행선지는 일산 호수공원.
점심 무렵 도착했는데
화창한 날씨 속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좋은 사람들과 자리를 펴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가롭고 편안한 모습입니다.
호수공원을 오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나누면서
한 시간여 걸었을까요? 아내가 조금 힘에 부치는 기색입니다.
등에 상쾌할 정도로 땀이 맺히고
허리가 조금 아픈 걸 보니 꽤 걸었나 봅니다.
자연 속으로 나왔는데 아내 사진을 빠뜨릴 수 없지요
새로운 헤어스타일의 영숙씨입니다^^
영화배우 황정민씨가 방송에 나와
아내를 보면 지금도 설렌다는 말을 했습니다.
어? 그건 내가 얼마전에 블로그에 쓴 말인데??
이 분이 내 블로그를 훔쳐보았나??^^
네, 저도 그렇습니다.
처녀 때의 순진함이나 갸냘픈 몸매는 바래지고
애 둘 낳고 큰 아들 뒤치닥꺼리 하느라 두툼한 허릿살은 생겨났지만
여전히 곱고 섹시한 우리 아내는
생각만 해도 설레고 웃음이 나오게 하는 여자입니다.
곳곳에 꽃들이 피어나고
나무에 푸른 생명의 기운이 넘쳐납니다.
잔디밭에도 호수에도
봄의 생명력이 꿈틀거립니다.
아내와 점심으로 피자를 먹기로 했습니다.
샐러드를 곁들여 가볍게 먹으려는 생각이었는데
피자집에 들어가보니 왠걸
기본적으로 3만원 정도는 주어야 점심을 먹겠네요^^
기냥저냥 괜찮은 샐러드바에 위로를 받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요거트까지 맛나게 먹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현서가 두고 간 핸드폰을 켜보았습니다.
왜냐구요?
문자를 확인할 게 있었습니다.
사실 현서가 그동안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여성가족부와 인천시 산하 청소년 참여위원회에 지원했거든요.
평소에도 학생대표에 의욕을 보일 뿐만 아니라
시사적인 문제, 정책 등에도 관심있는 현서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듯 싶어 적극 권유하고 옆에서 자기소개서나 정책제안서등을 도와주었습니다.
특히 이 정도 레벨의 기구에는 인천시에 내로라하는 아이들이 학교측 배려로 지원하기 때문에
현서의 인적 네트워크를 횡으로 늘릴 수 있는 기회인데다
나중에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할 때도
실제로 정책 제안 기구에서 1년 동안 활동한 경력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이것 저것 서류를 만들어 접수하고 이틀인가 있다가
이런 문자를 받았습니다.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거죠^^
이젠 면접을 준비해야 합니다.
학교 선생님도 관련 자료를 찾아주시고, 모의 면접도 봐주시는 등
열심히 도와주셨습니다. 역시.... 공부는 잘 하고 볼 일입니다. 선생님들이 알아서 챙기고 스펙을 쌓아준다는...
토요일 아침 7시
잔뜩 찌푸린 경인고속도로를 달려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면접장소인 인천시청에 도착했습니다.
피곤해서 골아떨어진 현서를 깨워 한번 더 연습을 시킨 후
1시간 여 걸린다는 지하 면접장에 들여보냈습니다.
이런게... 부모 심정인 모양입니다.
이때부터 우리 부부는 시청 앞에 망부석처럼 서서
아들이 걸어나올 정문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러다 대입때는 터질 정도로 두근거릴 심장을 어찌 다스리려 하는지^^
그런데, 예상보다 늦게 나타난 현서 얼굴이 어둡습니다.
면접에서 버벅댔답니다. ㅠㅠ
심사위원이 눈에 띄는 학생이 없단 식으로 한 마디 한 모양입니다.
불쑥 서운한 마음이 치밀어 오릅니다.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잠도 못 자고 애써 서류 만들고 새벽 길 달려와 면접을 보면
따뜻하게 위로와 격려는 못할 망정... 자기 속마음이나 경박하게 풀어놓다니...'
풀이 죽은 아들을 햄버거 하나 먹여 학교에 데려다줬습니다.
그와중에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 오겠답니다.
측은하고 대견합니다.
그리고 사흘.. 위원회 홈피에 합격자 명단이 떴고
거기에 떡허니 아들 이름이 있습니다.
2014 인천광역시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특별회의
최종합격자 명단
구 분 |
연번 |
성 명 |
학 교 |
학년 |
반 |
성별 |
청소년 참여 위원회 |
1 |
이주선 |
가톨릭대학교(국어국문) |
2 |
|
여 |
2 |
김동기 |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
2 |
6 |
남 | |
3 |
김현서 |
백석고등학교 |
2 |
1 |
남 | |
4 |
송유정 |
서인천고등학교 |
2 |
4 |
여 | |
5 |
이유정 |
신명여자고등학교 |
2 |
11 |
여 | |
6 |
유지열 |
신송고등학교 |
2 |
5 |
남 | |
7 |
이다은 |
연수여자고등학교 |
2 |
2 |
여 | |
8 |
김미라 |
인성여자고등학교 |
2 |
6 |
여 | |
9 |
김승연 |
인천고잔고등학교 |
2 |
5 |
여 | |
10 |
조재형 |
인천대건고등학교 |
2 |
2 |
남 | |
11 |
이성빈 |
인천만수고등학교 |
2 |
3 |
남 | |
12 |
오진성 |
인천승천고등학교 |
2 |
1 |
남 | |
13 |
김지현 |
인천여자고등학교 |
2 |
3 |
여 | |
14 |
손정민 |
인천외국어고등학교 |
2 |
1 |
남 | |
15 |
이윤정 |
인천초은고등학교 |
1 |
2 |
여 | |
청소년 특별회의 |
1 |
한희주 |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
2 |
4 |
여 |
2 |
김지윤 |
인천고잔고등학교 |
2 |
5 |
여 | |
3 |
김채림 |
인천외국어고등학교 |
2 |
10 |
여 | |
4 |
황규형 |
계산고등학교 |
3 |
4 |
남 | |
5 |
최관호 |
강남영상미디어고등학교 |
3 |
2 |
남 | |
6 |
함영선 |
학익여자고등학교 |
2 |
8 |
여 | |
7 |
박소연 |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
2 |
5 |
여 | |
8 |
송성근 |
인천대건고등학교 |
2 |
1 |
남 | |
9 |
이우진 |
작전고등학교 |
2 |
1 |
남 | |
10 |
김예원 |
신명여자고등학교 |
1 |
7 |
여 |
※ 면접심사 전, 청소년참여위원회 지원자에게는 청소년특별회의 활동을, 청소년특별회의 지원자에게는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에 대한 희망 여부를 조사하여 면접을 통한 자질 평가 및 성향 분석을
토대로 최종 선발하였음을 알림.
우와~~ 아내와 얼싸안으며 기뻐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아들에게는 합격 DNA가 있다고 생각하던 저의 예상이
이번에도 빗나가지 않은 듯 해 기분이 좋습니다.
아내도 내심 마음 졸이는 듯 했는데
너무 다행이고 잘 되었습니다.
공원을 걸어다닌 피로가 풀리지 않은 채로 출근을 했지만
몸도 기분도 가볍게 오후 수업을 시작했는데
띵동~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열어봤더니
하하하하~~~
아빠인 제게 아들의 합격 소식을 알리는 축하문자입니다.
자식 키워본 분들 아시죠??
이럴 때 아빠 기분이 어떤지^^
아들에게도 합격 메세지가 왔답니다.
그리고 밤 11시가 넘어서
아들에게 카툭이 왔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구름위로 몸이 뜨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이 아들과 내 앞에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러나 어떤 시련이 와도 가족의 힘으로 헤쳐나갈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얼마전 아내와 본 "노아"란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기독교를 비판하네 재미없네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라는 주제를 저희 부부는 잔잔한 감동 속에 지켜보았드랬습니다.
그런것처럼...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가족을 지키고 사랑하며 양육하는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남은 시간들을 아끼며 살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해 봅니다.
사랑하는 아들 현서가
청소년 참여위원회를 통해
생각의 폭과 깊이가 더해지고
많은 사람들과 일에 부닥치면서
원하는 목표를 향해 성큼 다가서는 도약의 시간을 만들어가기를
아빠가 축복하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