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소소한 즐거움..
어머니와 아내 두분 마님을 모시고
오랜만에 외식을 나섰습니다.
깔끔하게 한정식을 하는 곳이 하성에 있다해서
전부터 눈찜을 해둔 곳이었는데
오늘에야 가게 되었군요.
집에서 차로 50분 가까이 떨어져 있어 좀 멀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큰 길을 벗어나 좁은 시골길의 아기자기한 풍경이 나타나면서부터는
정감있고 차분한 마을 분위기에 끌려
오랜만에 흐뭇한 나들이가 되었습니다.
밥집 이름은 "외갓집"
하성면에 있는 가정집을 개조한 곳인데요.
넓직한 이층에서 상다리 휘어지는 식사를 했습니다.
정식은 1만원, 게장정식은 2만 8천원,
게장이 좀 비싼 듯 했습니다만
어머니는 물론 저와 아내도 오랜만에
옛맛을 흠뻑 즐긴 점심식사였습니다.
식사 후에는
어머니와 함께 초지대교 초입에 있는 "숲길따라"에 가서
좋아하시는 눈꽃빙수와 커피를 마셨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동안 어머니가 피곤해하시는 듯 해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커피를 세봉지 갈아서 가져왔습니다.
피곤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해서 더욱 좋은 나들이었습니다.
아이고...^^^ 예뻐라...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좀 정신없긴 해도^^
이창훈 선생 딸 라온입니다.
이제 7개월 된 아가씨인데 어찌나 잘 웃고 붙임성이 좋은지
사진에 나온 것처럼 우리 부부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두 가족이 함께 만난 건 처음인데
서로 어색하지 않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내는 라온이를 안고 있다가 힘이 들었는지
집에 와서 거실에 누웠다가 그대로 잠이 드네요..ㅠㅠ
아내와 10월 첫 여행지로 서촌을 선택했습니다.
총각 시절 몇번 가보고는 이번이 처음인데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우선 12주 건물.
돌아가신 건축가 차운기 님이 3년간의 공사끝에 지은 무규칙 건물이랍니다.
한국의 가우디라고 불리셨다는데
외관도 신기하지만 내부를 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으나 어떤 회사가 사용중인 건물이어서
그냥 겉사진만 찍고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아름답고 자그마한 서촌의 곳곳을 누볐습니다.
옛 골목과 세련된 가게들이 공존하는 서촌에서
점심은 미리 점찍어둔 이태리총각이라는 곳에서
피자에 꿀대신 벌집을 얹어준 고르곤졸라와
칼칼한 봉골레 피자를 먹었습니다. 맛은 뭐 그냥저냥.... 물이 맛있었습니다.ㅜ
다들 들리는 코스인 대오서점, 수성동계곡을 돌아
내려오는 길에 창틀에가지를 말려둔 것을 보고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마땅히 먹을 거리가 없던 시절, 가지도 훌륭한 간식이 되었었는데...
그리고 박노수 화백의 집을 개조한 미술관,
부러웠습니다.
저는 그분의 그림이 왜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예술세계를 마음껏 펼쳐보이고
예술가로, 교수로 존경받는 위치에 있다가
멋진 집과 동산을 누리다가 작품과 명성을 남기고 간
그의 여유롭고 넉넉한 삶이 부럽습니다.
난 아직 아등바등하는데...
근데 다행인게 하나 있네요^^
서촌에 들어설때부터 찍은 사진 중에 아내가 마음에 들어할 만한 것을 드디어 건졌네요.
위에 제일 큰 사진이 바로바로~~~~~
서촌 유람이 끝날 무렵,
아내를 위한 저의 필살기
"놋그릇가지런히"에 들러 구운 인절미와 커피 한잔 했습니다.
아.... 놋그릇이 이런거군요..
묵직하고 은은한, 기품과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관리하기 힘들다는 아내의 말이 이해는 됩니다만
이런 그릇에 정갈한 식사 한끼 하고싶은 욕심이 스멀스멀.....
돌아오는 길
참여연대 사무실을 보고 현서의 봉사활동과 스펙에 도움이 되겠단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이그이그..... 세월의 힘 앞에서 불같던 저의 청춘은 사그라들고
어쩔수 없이 저도 학부형으로 그렇게 변해가나 봅니다
초가을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모처럼 아내와 느긋한 한 때를 보냈습니다.
다만 효자베이커리의 콘브레드는 도대체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는
왜 이걸 줄 서서 사먹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양파만 듬뿍 들어서 오후 내내 입에서 양파냄새 쩔었다는^^
10월 3일,
여름 휴가 이후 두어달 만에 가족외식을 했습니다.
숑은 나애집에서 외박하고, 아들은 학교에서 잤습니다.
둘다 피곤한 얼굴로 저희 부부를 따라나섰습니다.
같이 가주는 것만도 고마워해야 하니 나원참....^^
오겹살과 삼겹살을 각각 시켰습니다.
역시 잘 먹습니다. 우리가족
고기 5인분에 밥이랑, 국수를 시키니
7만원이 훌쩍 넘게 나오네요.
그래도 모처럼 네식구 함께 모여서 식사하니 좋습니다.
오겹살을 괜찮은데 나머지는 뭐 그냥저냥
검단4거리에 있는 "나무꾼이야기"라는 곳입니다.
올해는 고3이 열명입니다.
작년에 반도 안되죠.
성적도 작년 아이들과 비교하면 껨도 안되는 애들인데
수시준비하기가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소미, 지원, 연웅, 기웅, 우석, 해인
이 여섯놈이 제 진을 다 빼놓았습니다.
지아, 예진, 태경, 동연은 정시를 보거나 학생부 전형이라 제 손탈일이 별로 없어거든요.
하... 체력이 전만 못해서 그러나, 아님 애들이 유난히 나한테 의지를 해서 그러나.
7월말부터 시작한 수시준비가 이제는 면접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10월 6일 현재 한 놈도 안나가고 버티고 있답니다..
좋아해야 할 지, 슬퍼해야 할 지.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길게는 3년에서 짧게는 몇달동안
저를 자신들의 대입 네비게이션으로 생각하고 공부해준 아이들에게 감사해야지요.
지금은 시간표에 치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지만
이런 바쁜 삶을 감사해야 할 이유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