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5년의 시작, 맵게 그리고 멋지게

cozzie 2015. 3. 8. 16:27

 

2015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가족의 건강과 교회를 정하는 일,

현서 대학 진학,

숑 취업,

과외방 발전과 미래 계획 등

만만한 일이 없는 듯 하네요^^

뭐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면서 고민하고 방법을 찾다보면 좋은 길이 열리겠지요?

 

아내의 신년 선물입니다.

맛있는 떡볶이입니다

.

어디가서 먹어도 이런 맛은 나질 않습니다.

가게 떡볶이가 주는 달콤하고 가벼운 맛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과 음식에 대한 가치관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명품 "영숙표 떡볶이" 입니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배가 불러서 숨도 못 쉴 정도였다는....

여보 고마워요.

 

 

 

올해 수능특강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하.... 고생길이  보이는 듯 합니다.

적어도 5월까지는 이 책과 씨름하면서 아들까지 열 두명의 고3 아이들에게 똑같은 수업을 해야 합니다.

재작년 수능특강을 스물 다섯번씩 수업하던 악몽(?)이 되살아납니다. 흐흐흐흐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가르쳐야겠지요..

올해 표어는 상고초심으로 정했습니다.

처음 과외방을 열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늘 저를 돌아보고 반성하기로 말입니다.

 

 

 

2월 시간푭니다.

뭐 인기강사지요...

꽉찬 시간표를 보면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를만큼 든든하다가도

체력적으로 부대끼는 현실과 내 시간이 너무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변변한 대학 졸업장도 없는 비전공자가

쉰둘 나이에 이 정도라도 아이들을 모아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에

숑과 현서를 크게 힘들이지 않고 가르칠 수 있다는 것에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에게 원하는 것을 사줄 수 있다는 것에

갖고 싶었던 새 차를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1월에는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2008년 구입해서 애지중지하던 5076 트라제와 드디어 헤어졌습니다.

정이 듬뿍 들었던 차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대로 애정을 가지고 오랜 기간 "내차"로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차이기 때문입니다.

 

차에 관한 제 흑역사를 한번 들어보시렵니까...ㅠㅠ

제일 처음 샀던 은색 액셀(4916)은 압류와 사채업자 담보를 수차례 겪다가 폐차를 시켰구요,

중간에 내 멋대로 샀던 르망 스포츠(2200)는 중간에 강제 폐차되었습니다.

남은 할부를 아내가 오랜 기간 고스란히 갚아나갔습니다.ㅠㅠ

남의 돈으로 겁 없이 샀던 레간자(3888)는 몇년 타보지도 못하고 아내의 사촌 동생에게 압류된 채로 팔렸습니다.

한동안 내 차없이 김포학원의 봉고차와 명호가 사준 토픽으로 연명하던 저는

개버릇 못준다고 또 렉스턴(번호도 기억 안나네요)을 샀다가

2년도 못끌고 사채업자에게 넘어가 지금 10년이 넘도록 어딘가에서 대포차로 힘겹게 연명하고 있을겝니다.

벌써 13년된 차인데....

그리곤 프린스를 샀었네요.

동생이 학원 운행용으로 사준 그레이스를 팔겠다고 해서 150만원짜리 뒷문 사고난 차를 샀드랬습니다.

열심히 닦고 관리하면서 몇년을 타고 다녔습니다

이때부터 수입이 안정되어서 가족과 놀러도 다니고 추억도 만들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주차된 차에 왠 오토바이가 충돌해 차 아래쪽 피묻은 것을 보고는 정내미가 뚝 떨어져

후다닥 산 차가 바로 이 녀석입니다.

출고된지 1년된 트라제(5076)를 정말 열심히 관리도 하고 자주 닦아주고

주차도 긁힐까봐 조심해서 하는둥 유난도 떨었습니다.^^

트라제는 제게 "정상적인 삶"의 지표였습니다.

과시용 낭비와 감당 못하는 경제적 능력,  그뒤에 이어지는 부채와 절망,

차와 관련된 제 부끄러운 자화상과 이별하고 처음으로 떳떳하게 소유한 차였기에

더 애착이 가고 의미를 부여했던 거 같습니다.

물론 차를 사는데 들어간 돈은 아내가 갑상선 암을 진단받고 받은 보험료라서

아내에게 많이 미안하긴 합니다..ㅠㅠ

 

 

그래서 팔기 전날 마지막으로 세차를 했습니다.

차안팎을 구석 구석 닦아주면서 트라제에게 혼자 말을 건넸습니다.

"얘야, 넌 내게 단순히 차가 아니라

일그러지고 초라한 내 과거를 빠져나와 새 삶을 향해 가는 증거이자 동반자였어.

더 오래 너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네가 점점 아프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여유있을 때 새차로 바꾸는게

낫다 싶어 이렇게 결정했구나. 그동안 우리가족과 함께한 시간을 잊지 않으마. 고맙구나. 진심으로."

제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차를 가지고 무슨 유별난 일이냐고 혀를 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빚과 제 실수로 인해 망가졌던 저희 가정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

제 옆에 그 많은 추억들과 함께 트라제가 있었거든요.

어디서든 좋은 주인 만나 남은 여생 잘 보내길 마음으로 빌었습니다.

지금도 길을 가다 은색 트라제를 보면 고개를 돌려 혹시 '네가 아니니......?'  하고 쳐다본답니다^^ 

 

 

ㅋㅋㅋ 그리고 새로 산 쏘랭이입니다.

기아자동차의 소렌토 신형(6543)입니다.

무려 한달을 사느냐 마느냐, 무얼 사느냐, 누구에게 사느냐로 고민하다가 결국 결정했습니다.

눈이 오는 날 오후 그보다 더 흰색의 쏘랭이와 처음으로 대면하고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물론 차주이시자 물주이신 아내를 앞자리에 태우고 말입니다^^

벌써 지방 고속도로를 두번이나 뛰고 

수없이 손세차 세례를 받는 호강을 누리고 있습니다.

월 40만원의 할부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열심히 벌어서 갚고

오래도록 우리 가족의 마지막 family car로 추억을 만들어야지요...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아내와 봄마실 다닐 생각에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