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상쾌한 겨울아침

cozzie 2013. 1. 23. 13:30

과외방에 오전에 나온다는 것은

오늘 수업이 장난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적어도 80분씩 열 타임 정도는 뛰어야 한다는 거죠.

요즘은 워낙 학생들이 많아

운동할 틈도, 드럼 배울 여유도 없네요.

행복한 고민이라고 다들 빈정댈지도 모르겠지만

힘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오늘도 다소 지친 몸을 이끌고

강의실로 쓰는 방에 들어섰는데

반가운 일이 두가지나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과외방에서 작은 화분을 기르기 시작한지 2년여..

많이 죽어서 몇 안 남았는데

얼마전부터 또 한 녀석이 빌빌대는 겁니다.

줄기와 잎에 힘이 없고 

자꾸 잎들이 떨어지는 겁니다. 

물도 주고, 햇빛도 자주 쏘여주고, 환기도 시켜주면서

정성을 들였는데 별 차도가 없어 

내심 포기하려던 차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해가 드는 창가에 두고 퇴근했다가

오늘 아침에 와보니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새순이  힘차게,

마치 "이것 보세요! 저 살아있어요! 포기하지 마세요!"

이렇게 제게 말하는 듯 했습니다.

아... 반가왔습니다. 대견하고 고마왔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땅을 박차고 올라오는 녀석 가까이에 얼굴을 대고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고맙다... 힘 내렴."

그런데 즐거운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예기치 않게 일어난 반가운 일에 흐뭇해 하는 가운데

창문 밖으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온 동네에 가득한 겁니다.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위에 수많은 새들이 앉아서

맑고 높은 톤으로 다들 조잘대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사무실을 낸 지 2년이 훌쩍 넘어가지만

이렇게 새들이 아침에 예쁜 소리로 울어 준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반가오서 핸드폰으로 소리와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리려 했지만

제 기술이 부족해서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추운 1월 아침, 겨울비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 속에서

삶의 희망을 지키는 것이 소중하다는 교훈을 얻었으니까요,

덤으로 새들의 축하도 받았습니다.

아... 기분좋은 상쾌한 아침입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소마 트리오의 현악3중주를 들었습니다.

이 시간을 오래 즐길 수 있다면.....

 

 

ㅋㅋ

이건 미국에 출장 다녀오신

학부형께서 보내주신 우주인이 먹는 아이스크림이라네요.

포장지를 보니 미국의 우주박물관에서

관람객들에게 판매하는 기념품쯤 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맛 없습니다.

과자도 아닌게 아이스크림은 더 더욱 아니고

우주인들 고생이 많겠네요...

목숨을 걸고 임무 수행하는 데

먹는 것도 이 지경이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