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과 낙안읍성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로 달라진 점이라면 어딜 가서든 사진을 찍으려고 스마트폰을 꺼내든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설 연휴가 그렇습니다.
아버지 산소 - 집에서 식구들 모임 - 처가 - 순천 - 여수로 이어지는 긴 여정 속에서
쉴새없이 찍어댄 덕분에 이제 스마트폰 앨범 속에는 무수히 많은 사진들이 남게 되었습니다.
처가에서 설날 하룻밤 자고 다음날 오후에 따뜻한 해를 받으며 다시 남쪽으로 달렸습니다.
목적지는 순천만 근처의 낙안 읍성 민속마을입니다.
얼마전 텔리비전에도 소개가 되었고, 주변에서도 다들 한번 가보라해서 왔는데
역시 글쎄요.... 음.... 뭐랄까?
마을전체가 한복에 짙은 화장, 뾰족구두를 신겨놓은 듯한 느낌?
현대와 전통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느낌이라기보다는
전혀 이질적인 요소가 강제로 그것도 어색하게 덧칠된 불편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어딜 가도 초가집 사이로 보이는 전깃줄, 농기계,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살림살이들..
이럴거면 아예 공개를 하지말고 원형을 복원하던가,
아니면 규칙을 정해서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관리를 하던가..
이제 우리의 진정한 옛 모습을 보기 점점 어렵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서있으면 거기가 최고의 슈팅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아이들 뒤로 있는 물레방아도 옛 것이 아니라 그냥 흉내낸 모조품이거든요.
하지만 송은이와 현서가와 송은이를 위해 훌륭한 배경이 되어 주었습니다.
현서는 조금씩 사진 찍는 자세가 시크해지네요..
숑은 점점 더 밝아지고 예뻐지는데 말입니다.
낙안 음성의 외부 모습입니다. 평야지대의 촌락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성벽이라는 점이 특이하긴 하지만
안쪽으로는 여기 저기 덧칠하고 보수한 흔적이 많습니다.ㅠ
뒤로 보이는 초가집들은 하지만 지나간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내와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지요^^
언제부터인가 아내는 옆으로 서서 사진을 찍더군요..
이건 비밀인데 아마 좀더 날씬해 보이려고 그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ㅋㅋ
똑바로 서서 찍어도 얼마든지 아릅답고 고운데 말입니다.
아... 피부보십시오.
아내의 백옥같은 그것과 거친 황야같은 제것.. 으...........
하하핫....!! 번데기입니다.
추억의 간식이자 대표적인 혐오식품이지요???
어릴 때는 아저씨들이 번데기 솥을 앉힌 리어카를 끌고 마을로 오셔서는 번데기를 외치십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빈병이며 고무신, 헌책 등을 들고 동네어귀로 달려가지요..
순서대로 돌림판에 다트 화살을 꽂습니다. 돌림판에는 꽝부터 두컵, 세컵... 메뉴도 다양합니다. 물론 대부분은 한컵이지만...
그래도 판이 돌아가는동안 침을 꼴깍이며 두컵, 세컵을 외치던
배고프지만 돌아가고 싶은 과거이기도 합니다.
후후.. 우리 아들 냄새는 좋은데 절대 못먹겠다네요...
순천만 갈대밭으로 가는 진입로입니다.
아무것도 볼것은 없지만 우연히 찍은 사진에 아내와 딸의 예쁜 모습이 잡혔습니다.
아내의 생기 넘치는 모습하며, 숑의 귀여운 포즈가 잘 어울리는 모녀지간입니다.
저까지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두 사람, 늘 옥신각신 하면서 친구처럼 자매처럼 지내는게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행복이 계속되길 마음 속으로 빌어봅니다.
갈대밭 수로 앞에서 아내와 찍은 사진입니다.
제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저장되어 있지요^^
뒤로 드넓은 갈대밭이 보이시지요?
날씨는 쌀쌀하고 피로는 겹쳐있었지만
마음은 너무나 평화롭고, 탁트인 공간에서 가슴 속 깊은 곳까지 후련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침 낙조까지 겹쳐 좋은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이런 곳은 제발 개발이다 관광지구다 훼손하지 말고 지금 그대로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진 솜씨는 전혀 없지만 가대밭 저 너머로 지는 해를 찍었습니다.
마음이 숙연해지기까지 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내 전부인 우리 가족입니다.
아빠를 따라 남쪽 끝 바다까지 끌려(?)온 우리 두 아이와 고운 아내
지는 해를 배경으로 가족 사진 한장 쾅!
조금만 늦었어도 입장도 못할뻔 했다는 ㅋㅋ
이런 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밑으로는 무언가 지나가는 것 같은데^^ 사람 얼굴인가??
다들 추워서 얼굴이 얼었는데도 사진을 찍는다면 바로 포즈를 취해주는
착한 모델들입니다.
여수 숙소입니다
설연휴 끝이라 예약을 안하고 내려왔는데 마땅한 가족호텔이 없어 조금 애를 먹었네요.
엠블이나 베로니카 호텔 같은 곳은 쾌적하고 좋긴 한데
잠만 자기엔 숙박비가 좀 아깝고, 아무데서나 자기는 싫고
고민하다가 6만원에 아쿠아플라넷 근처의 골든파크모텔에서 짐을 풀었습니다.
숑 보이시죠. 아주 엄마한테 매달려있네요.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저는 어릴 때 어머니와 많이 떨어져 살기도 했으려니와
맏아들이라는 굴레때문에 이런 포즈 한번을 못해봤네요^^
아내의 표정도 싫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순천만 낙조 모습입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멋있는데.....
겨울저녁 찬 바람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시원하고 맑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드넓은 갈대밭 사이로 긴 산책을 했습니다.
여름에는 더워서 못올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땅거미가 지는 갈대밭을 나왔습니다.
설 연휴 셋째날이 이렇게 행복하게 저물어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