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소심쟁이^^
아아빠는 나이가 들수록 소심해지나보다 현서야.
무슨 일을 하든, 한번에 결정하지 못하고
미루고, 생각하고, 또 미루고...
얼마전 장만한 원두커피 머신도 정말 몇년을 벼르다 샀고^^
오늘 사온 아빠 과외방 의자들도 거의 두어달을 뜸들이다
어제야 비로소 결정을 했단다.
ㅋㅋ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즉흥적으로 구매하기보다는 따져보고 생각해보는 게 지혜로운 일인듯 하지만
너무 오래 생각만 하다 보면 지치고 때를 놓치는 경우도 있구나.
뭐든지 적절한 게 좋겠지??
오늘 사온 의자 4개 중에
청색과 흰색이 섞인 녀석이구나.
전에꺼보다 가볍고 좀 세련돼 보이기는 하는데
3년 가까이 쓰던 물건에 적응이 돼서 그런지 앉는 느낌이 이전 의자와는 다르구나.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겠지?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데 익숙한 우리지만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는 많은 것이 서로 적응되어 있어서
편안하고 거리감이 없잖아.
가족, 친척, 오랜 친구 등등.. 말이지.
특히 오랜 친구는 남자에게 있어서 무척 소중한 자산이란다.
현서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평생을 함께 갈 친구를 만들길 바란다.
네게 많은 힘이 되고 편안한 휴식같은 존재가 될게야.
요놈은 분홍색 톤
앞에꺼보다 좀 색이 강하지??
아빠가 수업하는 방에는 이렇게
청색과 흼색 톤 두개를 교체했고
자습실에는 분홍색 의자를 들여놓았어.
이전 의자들보다는 밝아진 느낌이 드는구나.
사실 오래전부터 의자들이 하나 둘씩 고장이 나서
벌써 바꿨어야 하는데 마음에 드는 모델도 없고 해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야 김포에 대곶까지 한시간을 차를 몰고 가서 사왔단다.^^
기왕 우리 아들에게 과외방 의자 산 얘기를 꺼냈으니
아빠 일터 얘기도 좀 해볼까?
낯익은 곳이지?
현서가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리고 지금도
자주 와서 공부하는 아빠 과외방 입구잖아.
"명불허전" - 헛되이 전해지는 이름은 없다, 즉, 명성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란다.
2010년 10월 26일쯤 과외방을 시작했으니 벌써 2년 반이 지나가는구나.
아빠는 지금도 이 명패를 붙이던 날 오후의 각오를 잊지 않고 있단다.
엄마와 함께 무릎 꿇고 기도를 드린대로
학생들로 차고 넘치는 배우고 익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그 꿈을 이루어가고 있잖아?
음.. 여기는 집으로 치면 거실인데
아빠의 든든한 지원군 복사기가 보이는군^^
거실 한켠의 싱크대, 컵들
냉장고, 커피머신, 포트, 그리고 생수까지^^
다들 익숙한 물건이지??
여긴 우리 현서가 정말 열심히 공부한 자습실이지.
아빠는 현서가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단다.
어린 네가 저녁부터 새벽까지
아빠의 목소리가 다 들리는 산만한 이곳에서
묵묵히 하루 대여섯 시간씩,
시험때는 열 시간 가까이 혼자서 외로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고맙고 더 쾌적한 환경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그랬어..
우리 아들 그 덕분에 성적도 많이 오르고
공부습관에 자신감까지 덤으로 챙겼잖아.
아빠 과외방을 열고 나서 보람있는 일을 꼽으라면 현서의 공부가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야^^
대견한 아드님입니다~~~~~
여기는 아들도 아시다시피
아빠가 수업하고 공부하는 방이지.
과외방을 시작하면서부터 가꾼 화분 중 몇은 살아남아 아빠 책상 위에서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구나.
아빠의 분신 노트북과 전국을 돌아다니며 찍은 가족 사진도 보이네..
여기는 어디?
아빠가 저렴한 매립지 형과 누나들
신분상승의 마지막 비상구인 수능과 내신을 위해
열정적으로 수업하면서 돈을 버는 신성한 노동의 현장이지요^^
아빠의 즐거운 일터이고 우리 가족의 소중한 수입원이기도 하지.
자~~ 이상으로 아빠의 일터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아들!!
곧 중간고사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는
아들이 더 잘 아실테니
미루거나 게으름 부리지 말고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세운 목표를 향해 꾸준히 걸어가는 자세를
잊지 않도록 해주렴
아빠가 하듯이 말이야.
요즘 감기로 신경쓰이지?
건강 조심하고 이따 자는 얼굴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