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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central park

cozzie 2014. 4. 5. 14:44

 

쌀쌀한 토요일 오전

현서가 청소년 참여위원회 OT를 하러 인천시청에 다시 가는 날입니다.

지난번엔 면접을 앞둔 터라 내심 긴장을 하고 새벽길을 달렸지만

오늘은 뿌듯하고 여유로운 기분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헬리콥터 아빠인 저와 아내는 이번에도 현서를 따라나섰습니다. ㅋㅋ

현서를 내려놓고 애초 계획대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송도 central park로 갔습니다.

차를 지하 주차장에 세우고 공원에 올라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물입니다.

눈길을 화악~ 끌 만큼  멋진 디자인과 높이를 가진 건물이 해를 배경으로 서 있습니다.

건물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송도를 한눈에 보고 싶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아직 공사중이네요ㅠㅠ

 

 

옛날부터 인천하면 떠오르는 게 있거든요.

작은 다세대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좁은 골목과

공장들과 큰 트럭들... 그리고 10년 가까이 살고 있어도 감정이입이 안되는 낯선 그런....

그런 인천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세련되고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까지 주는 풍광이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압도적이라고까지는 아니어도

보는 사람을 다소 주눅들게 하고 저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사는걸까 하는 부러움 섞인 궁금증 같은 거 말입니다

사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건물 대부분이 아파트입니다. 럭셔리한...

 

 

 

그리고 이 도시적인 건물들 옆으로 새로운 아파트들이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공원 전체가 공사장 소음에 둘러싸여 있어서

조용하고 한적한 산책을 하기에는

4월의 때아닌 찬바람을 이기는 것 만큼이나 성가시게 들립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

이 넓은 공원 한 가운데에 있는 호수의 물이

바닷물이라는 거..

짭조름한 바닷내음은 소독을 해서 그런지 맡을 수 없지만

해수라는 안내판을 보고 물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았다는..

전체적으로 아직 공원 조성은 걸음마 단계인 듯 합니다.

나무들도 아직 어리고 쌀쌀한 날씨 탓인지 토요일인데도 사람들도 많지 않아 보입니다.

 

 

 

자~ 여기까지 왔는데 아내의 인증샷은 빠뜨릴 수 없죠..

내켜하지 않는 아내를 반강제로 세우고

웃어라 어째라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공원 한 가운데에

느긋하게 앉아 풀을 먹고 있는 사슴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포식자의 위험 없이 사람의 보호 속에서 살아가는 이 녀석이

야생에서 늘 위협을 받으며 자연의 법칙대로 살아가는 지 사촌보다 정녕 더 행복할까요?

얼마전 아쿠아 시설에서 살아가던 제돌이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말 제돌이가 원한 것일까요

그마저도 그를 처음 가두었던 인간의 이기적인 생각이었을까요?

도망도 가지 못하게, 인간의 손도 타지 않도록

철망 펜스에 갇힌 저 사슴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푸훗...

공원에 산책와서 쓰잘데기 없는 생각일랑 집어치우고 아내에게 집중해야겠죠.

돌아갈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입구쪽으로 걸어가다 발견한 작은 갈대밭.

아내를 멈춰세우고 또 사진을 찍었는데

요즘들어 가장 "실물에 가깝게 나온 사진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사진도 한 장은 남겨야 할 듯 해

아내와 함께 셀카. 역시 이건 언제봐도 잘 안나옵니다.

아내 얼굴만 작게 보입니다.

 

 

한 시간 남짓 찬 바람을 맞으며 걷고 나서

아들을 데리러 돌아가는 길에

인천 남부시장엘 잠깐 들렀습니다.

요즘 흔치 않은 재래시장입니다. 매일 문을 연다네요.

주말이라 그런지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시지만 제법 손님들도 있습니다.

저희 부부도 시장 구경을 하면서

고등어, 클로렐라가 들어간 두부, 처남들 줄 홍어회까지 샀습니다.

저녁에 그 홍어를 먹은 처남들이 맛있다고는 했습니다만 냄새~~~~

차의 창문을 몇 시간이나 열어두었는데도 그 고랑내라니....^^

나중에 아내와 한번 시간을 내어 다시 들러볼 참입니다.

식품들도 괜찮고 어린 시절의 아득한 추억들도 되살아나는 곳입니다.

 

 

저녁에는 장모님 생신을 맞아 처가 식구들이 모였습니다.

아버님은 쌀 수매 때문에 못 올라오시고

일본으로 간 막내 처제 식구들과

큰 동서가 못왔습니다.

아이들도 대부분 오질 않아 좀 썰렁하긴 합니다.

요즘 처가 모임 분위기도 시원칠 않습니다.

예전만큼 자주 모이지도 않고

큰 동서와 작은 처남, 큰 처남의 관계가 좀 서먹합니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다들 그렇겠지만 제 마음도 편칠 않습니다.

이번 모임에도 큰 동서는 처음부터 안 오는 것으로 되었고

작은 처남도 안오고 싶어하는 눈치였습니다. 고맙게도 야유회 끝나고 힘들고 와주었지만...

만나서도 세 형제간 대화도 마땅히 없이 티비들만 봅니다^^

저만 이리저리 말붙이고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지요^^

근본이 착하고 순한 사람들인 처가 식구들인데 표현이 적고 서툴어서 소통이 안 되는 겁니다. 

제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만은 

저 역시 동생 내외와 불편한 사이라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제 생각으론 가능하기만 하다면 작은 처남이 큰 동서오부터 독립을 해서 자기 일을 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인 듯 한데, 여건이 쉽질 않으니 다들 답답해 하면서도 저러고 있는 거겠죠.

 

요즘 회사일로 고민이 많은 막내 처남,

최근까지도 수금이 안돼 고전하신 큰 형님

늘 마음에 걸리는 작은 처남과 아쉽게 작별을 했습니다.

장모님은 하루 주무시고 사위가 드리는 따뜻한 아침밥 드시고 가시면 좋겠지만

저도 바쁘니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죠.. 

 

모두들 맛있다고 한 음식을 준비하고 

남은 음식까지 형제들에게 모두 나누어준 아내가 고맙습니다.

부담도 되고 힘에도 부쳤을텐데 장모님 생신상을 잘 차려주었습니다.

역시 영숙이밖에 없습니다.

내일은 한식을 맞아 아버지 산소에 올라갑니다.

바쁜 4월의 첫 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