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 가족 파마 슈따일~~@

cozzie 2014. 8. 20. 19:13

 

 

오늘은 어머니 일흔 일곱번째 생신입니다.

그야말로 모진 삶을 살아오셨지만 한번도 희망의 끈을 놓지않으시고

자식 삼남매를 키워내셨습니다.

그 눈물과 한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저희를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길러주신 은혜를 잊을 때가 많습니다.

늘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감사한 마음입니다.

 

 

생일상은 어머니가 마음에 들어하시는

벽제의 갈비집에서 대신했습니다. 

"강강술래"라는 곳인데 

미국산 소고기이지만 육질도 부드러워서 드실만 하답니다.  

샐러드나 밑반찬도 짜지 않고 좋답니다.

비싸다고 배부르다고 하시면서 자꾸 음식을 안드시려합니다.

같이간 손주들과 아들이 더 먹길 바라시는게지요.

어렵고 힘든 시절 입에 단 것은 하나라도 챙겨먹이시려던 습관이 아직도 남으신거지요.

코끝이 찡해지면서도 저는 역정을 냅니다.

"아이고 어머니~ 이제 그만 좀 하세요!"

그리곤 어머니 앞에 앉아 고기를 계속 갖다놓습니다.

 

첫 사진은 숑이 할머니에게 쓴 생신 편지를 아내가 읽어드리는 모습입니다.

이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저는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고부간의 다정한 모습이 다행이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할머니 생신날 앞으로 더 좋은 손녀가 되겠다고 약속하는 딸이 예쁩니다.

세상에서 제일 바쁜 우리 아들도 군소리없이 할머니와 식사하겠다고 따라나서줘서 고맙습니다.

돌아오는 길 아내는 피곤했는지 차 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졸고 있는 엄마에게 야구모자를 씌우고

그 모습을 사진 찍는 숑의 표정이 귀엽습니다. 

                                                        

 

그리곤 온 가족이 파마를 했습니다.

아, 물론 저만 빼구요^^

무슨 스타일을 해도 귀엽고 예쁜 아내의 파마 인증샷입니다.

본인은 마음에 안든다는데 뭐가 싫은건지 참.....

 

                                                                                         

댄디한 현서는 이미 중학생때부터

방학이 되면 파마와 염색을 즐겼고

숑은 모처럼 얌전한 분위기로 파마를 했네요.

파마 스타일이야 무슨 상관입니까?

아빠가 인증샷 필요하다니 서슴없이 카메라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잡아주는 아이들과 아내가 있는 내가

행복한 사람이지요.

아내와 딸은 파마 싸게 했다며 자랑을 합니다.

아빠 마음은 비싼 파마를 해도 상관없으니 멋있는 변신을 바라는건데 말이죠.

숱이 점점 줄어들고, 힘도 빠지는 제 머리가

어쩌면 가장 파마를 필요로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두어 시간씩 그 괴상한 기계를 쓰고 있어야 하고

머리에서 나는 노린내도 고약해서 좀처럼 엄두를 못 내겠네요.

어쨌거나 즐거운 7월이 이렇게 또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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