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천에 올겨울 첫눈이 내렸습니다.
집 앞 헬스장에서 운동하는데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하더니
금방 새하얀 눈이 퍼붓는 겁니다.
런닝머신 위에서 걷다가 눈을 보고선
저 쪽에서 자전거를 타던 아내에게 달려갔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창가로 끌려온 아내가 눈을 보더니
그 하얀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더니
"어머 여보!! 눈온다~~~!"
작년엔 출근한 다음 첫눈이 내려 전화만 했었는데
올해는 아내와 함께 이 특별한 순간을 볼 수 있어
더 행복했습니다^^
기분좋게 운동을 마치고
장모님께서 보내주신 김치가 담긴 택배를 경비실에서 찾아왔습니다.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확인한 순간
아내의 입에서
"아이구 얌전한 우리 엄마, 김치 담은 것좀 봐봐 여보."
하..... 정말 그렇네요.
장모님, 음식 솜씨도 물론 좋으시지만 비주얼이 정말.....
아내는 오늘 첫눈에 엄마의 김치 선물까지
제대로 즐거운 날이되었네요^^
아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고들빼기 김치입니다.
아내는 이것만 있어도 밥을 한 그릇 뚝딱 할만큼
고들~김치 마니아지요^^
영숙이 조오케따!! ㅋㅋ
이 수상해 보이는 물체도
역시 장모님이 보내주신 청국장입니다.
처가인 전북 장수군 산서면은 우리나라에서 강원도를 제외하고
아직 청정지역이 곳곳에 남아있는 물좋고 공기좋은 고원지대입니다.
이곳 콩과 물, 바람을 원료로 어머님의 손맛과 자식사랑이 버무려진 청국장이
어찌 맛이 깊고 푸근하지 않겠습니까?^^
올 가을엔 바쁘단 핑게로 시골에 내려가지 못했는데
죄송한 마음입니다.
잘사는 모습 보여드리고, 자주 눈을 맞추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두분의 황혼길이 적적하시지 않도록 해야하는데 늘 마음뿐이네요ㅠㅠ
아내는 아직 추석 때 야단맞은 서운함이 남아있는지
시골에 내려가잔 제 말에 맞장구를 치질 않네요
좋아할 줄 알았는데... 과외방 애들이 줄어서 그러나 싶기도 합니다만..
가을은 깊어가고 찬바람이 붑니다.
내일은 어머니와 따뜻한 들깨수제비를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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