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초지대교를 거쳐 강화에 들어가다가
그냥 간판만 보고 우연히 들렀다 그맛에 반해
어머니, 동생네, 누이네, 친구들
심지어 같은 학원 선생님들까지 데리고 가서 소개한 맛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들깨수제비, 팥칼국수, 바지락칼국수, 김치말이
이 네가지 요리를 정말 잘 하는 집이었습니다.
손님도 많았고, 주인장 성품도 서글서글해서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자주 찾던 곳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날부턴가
음식맛도 좀 변하는 거 같고, 주인장 얼굴도 그 사람이 아닌겁니다.
그래서 물어보았죠? 주인 바뀌었냐고.
물론 예민한 질문이죠.. '음식맛이 바뀐거 같으니 앞으로 안올지도 모른다'는 의미잖아요.
물론 그 주인은 바뀐 적 없다고 하지만
맛도 예전만 못하고 가게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손님도 줄어들었습니다. 결국...지난 봄에 마지막 식사를 하고 나오며
'앞으로는 오지 않는다'고 결정했죠.
팥칼국수나 들깨수제비는 맛도 중요하지만 국물 농도잖아요, 핵심이.
묽고 성의없는 맛... 그럼 끝난거죠.
주인이 바뀌었다면 전주인의 노력을 배우지 않고 남의 돈 거저 먹으려는 못된 심보인거고
주인이 안 바뀌었다면(그럴리 없지만) 초심을 잃은거지요.
어떻게 음식을 만들어야 돈을 버는지 간단한 진리를 놓친 겁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 아내가 좋아하는 들깨수제비, 팥칼국수 맛집을 다시 찾기 시작했고
드디어, 오늘!
일산의 화정동에 있는 담소정이라는 예쁜 이름의 틀깨칼국수집을 찾아냈습니다.
봄장마인가.. 이틀째 내리는 굵은 빗줄기를 뚫고 찾아간 담소정,
미리 블로그 검색을 통해 맛집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대 속에 먼저 등장한 들깨수제비.
음.. 외관은 뭐 크게 다른 집들과 다른게 없네요.
양은 일단 합격!^^
앞접시에 담아 한입 떠넣었습니다.
음.... 제게는 조금 싱거운듯한..
아내는 괜찮다고 하는데
국물의 농도나 수제비의 찰진 정도 모두 강화 그 집의 첫맛 만큼은 안 되고
마지막에 먹은 그 맛보다는 낫다는. 결국 별로란 얘기입니다.
김치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배추김치보다는 열무김치 맛이 더 좋네요.
사진 순서가 바뀌었습니다만 에피타이저로 주는 꽁보리밥입니다.
고추장에 참기름붓고 열무김치와 비비는 것까지
강화 그 집과 같습니다. 맛도 그냥저냥...
아내도 아주 만족한 정도는 아닌듯 하네요.
그래도 점심 때라서 그런가요? 손님의 바글바글...
뭐 우리 입맛이 유별나든가, 아님 강화 그집맛이 너무 좋아서 왠만한 건 맘에 차질 않든가..
어쨌거나.
구관이 명관~! 처음 먹었던 들깨수제비의 맛은 좀처럼 다시 보기 어렵군요.
자, 들깨수제비 맛집을 찾으러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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