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두얼굴의 삼척

cozzie 2013. 8. 3. 09:16

 

우리 가족은 삼척에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4년전 맹방 해수욕장에서 1박을 했을 때

맑은 공기와 푸른 바다, 그리고 거센 파도, 푸른 잔디밭이 인상 깊은 곳이었습니다.

삼척항 등대에서의 즐거운 기억도 사진과 함께 남아있습니다.

그땐 숑은 고딩, 현서는 초딩이었네요^^ 

그래서 올 여름에도

베이스캠프는 치악산 휴양림에 마련했지만

삼척의 장호해수욕장을 미리 알아내서 오게 되었습니다.

바닷물도 맑고 가족 단위 피서객 위주로 시끄러운 유흥가 분위기가 아니라는 말에 끌렸거든요.

일단 물은 맑습니다.

그런데 해변이 말입니다.

백사장은 분명 모래인데 물 속에 들어가면 바닥이 자갈입니다.

아이들이 발바닥이 아프다고 찡그리네요ㅠㅠ

해수욕장을 알아보면서 기본적인 사항을 챙기지 않은 아빠의 실수입니다. 미안해라...

진입로는 차들로 꽉 막히고

우리처럼 잠깐 해수욕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는 서있을 공간도 마땅치 않습니다.

샤워장은 좁고, 주차장은 비좁아서 저는 인근 장호항에 차를 세우고 해수욕장까지 걸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현서와 숑은 배를 타고 놉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투명카누를 타고 즐거워하는 아들입니다.

ㅋㅋ 잘 생겼습니다. 내가 봐도

방수팩안에 들은 폰으로 찍어 사진이 선명하질 않네요

 

 

 

카누에서 내리는 현서를 동네형들이 물에 빠뜨린 모양입니다.^^

헤엄쳐 나오는 현서 표정이 즐겁습니다. 

 

  

 

 

장호해변에서 튜브가지고 물놀이 하는 숑과 현서

몇년째 익숙한 모습이긴 합니다만

이젠 결정할 때가 된것 같습니다.

숑은 물론이고 현서도 이제는 둘이서만 바다에 노는 것이 그닥 재미없는 눈치입니다.

아빠 엄마하고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물에 들어가고 하는게 옛날 만큼 즐겁지 않은거죠.

그만큼 컸다고 해야 할까요? 아님 이제 정서적으로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걸까요?

내년부터는 이런식의 휴가는 이제 그만두어야 할 거 가네요.

우울하긴 하지만 저도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장호해변의 모습입니다.

보기엔 예쁜데 자세히 보면 바닥이 자갈입니다ㅠㅠ

동해한 유명 해변보다는 덜 붐비지만 그만큼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느낌입니다. 물은 맑고 파도는 잔잔한 편입니다.

 

 

장호해변에서 유일하게 건진 가족사진입니다.

지나가는 아저씨 붙잡고 찍어달라했는데 뭐 괜찮게 나왔습니다. 

늘 같은 표정과 자세의 저와 요즘 부쩍 가오(?)잡고 사진찍는 현서

햇볕에 타지 않으려고 중무장한 아내와 배가 노출될까봐 웅크린 숑까지

나중에는 이런것도 모두 추억이 되겠죠...

현서가 많이 컸습니다.

 

 

 

 

파도에 쩔쩔매는 숑^^

올 여름에는 반드시 바나나보트, 플라잉피쉬 같은 놀이기구를 꼭 타고 싶어했는데

장호해변에는 마땅히 그런 놀이기구도 안보이고

결정적으로 현서가 물을 무서워해서 또 물거품이 되었네요ㅠㅠ

 

 

부쩍 사진 찍는 자세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아들놈입니다^^

1학기 내내 축구를 해서 그런지 장딴지도 튼실해지고

목소리도 굵어진게 어렴풋이 총각티도 납니다^^

하지만 하는 짓이나 먹는 걸 보면 여전히 초딩 ㅋㅋㅋㅋㅋ

 

 

 

 

 

 

 

장호해수욕장에 실망한 저희 가족, 삼척이 갑자기 싫어질려고 하는 찰나,

삼척해물의 해물찜 요리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휴양림으로 돌아가기전 기다리는 어머니와 매형네 가족에게 무얼 사다 줄까 고민하다가

문어숙회가 떠올랐습니다.

삼척항 근처에 가니 문어 1.5kg에 3만원 쯤이면 쪄준다해서 주문을 하고

15분 정도 기다리는 동안 삼척항 건너편 산동네 구경에 나섰습니다.

오밀조밀한 골목길을 주욱 따라 올라가보니

세상에~~~~!!!!!

이런 절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당장 굉장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하늘을 배경으로 

푸른 동해 바다가 저 멀리 보이네요^^

오늘 하루 긴 운전과 실망스런 해변 때문에 삼척에 삐져 있었는데

이런 얼굴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밝은 표정으로 저를 항상 기쁘게 하는 아이들과

 

 

늘 고운 아내^^

사진을 보니 또 마음이 설렙니다

남쪽으로는 삼척항 방파제와 등대, 해안선이 보입니다.

아내가 이 사진을 보더니 70년대 흑백사진같다네요^^

 

아들과 아내입니다.

으시대는듯한 아들 표정도 재미있지만 

제 옆에 선 아내가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난 횡재한게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하루짜리 삼척여행은 마무리가 되었네요.

문어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는데

여덟식구가 모두 먹고도 조금 남았다는..

쫄깃하고 담백해서 다들 맛있어 했습니다..

하지만

오가는 길이 왕복 일곱 시간 ㅠㅠ

같은 강원도인데도 구불구불한 국도를 따라가니

아이들도 아내도 힘들어하더군요

미안한 마음입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 수진원 생각보다 좋았던!  (0) 2013.08.03
치악산 휴양림에서의 첫밤  (0) 2013.08.03
장마네요...  (0) 2013.07.02
반나절 강화도 즐기기  (0) 2013.06.13
처가에서 떠난 과거로의 여행..  (0) 201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