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장마네요...

cozzie 2013. 7. 2. 17:15

 

오늘은 7월 2일,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시작되는군요..

강풍에 실린 폭우가 아침부터 쏟아져 내리는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여친"이신 아내와 함께 

강화도 마실에 또 나섰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맛집과 드라이브 코스 탐험,

그리고 지난번 점찍어둔 까페에서 커피 한잔이 일정입니다. 

 

우선 초지대교에서

좌회전해서 동막해수욕장을 향해 해안도로를 달렸습니다.

월요일, 비내리는 강화도는 정말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시속 50km정도로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30분 정도 달리니

동막해수욕장이 보입니다.

강화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이죠. 백사장도 조금 있고..

그러나 뻘물은 어쩔수 없습니다.  

 

 

마치 흑백사진같죠?

백사장 뒤에 해풍을 막아주는 나무들이 서있는데

그 나무들을 뽑아버릴 기세로 바람이 불어들어 몸을 가누기 힘들 지경입니다.

비는 잠시 멈추었지만, 하늘은 잔뜩 일그러진 채로 성난 강화 바다가 해안을 할퀴듯이 저희들에게 달려듭니다.  

한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적막한 해변입니다...

 

후후.. 그래도 아내 사진을 빠뜨릴순 없지요.

바람불어서 싫다는 아내를 막무가내로 돌려세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내눈에는 곱기만 하구만..

동막 해수욕장에서부터

석모도 포구 근처 장화리까지 다시 20분 정도의 해안도로는

차 통행도 드물고 구불구불 해안가를 타고 가는 즐거운 드라이빙 코스입니다.

다만,

길가의 수많은 펜션, 음식점 간판과 현수막은 정말...

공해가 따로 없습니다ㅠㅠ

어딜 가도 현수막.. 현수막.. 또 현수막..

아름다운 강화의 경치와 상쾌한 초여름 공기를 망가뜨리는 현수막은

아무리 먹고사는 문제라지만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자!!!

아침도 굶고간 제가 시장기를 느낄 무렵

초지대교 근처에 있는 "며느리나물비빔밥"을 찾았습니다.

지난번에는 "갯배생선구이"를 갔었는데

차를 대면서 보니 바로 옆집이네요. ㅋㅋㅋ

제가 시킨 굴나물돌솥비빔밥

뭐 굴이 아주 많진 않지만, 양념간장이 아니라 고추장에 비벼먹는 나물비빔밥, 뭐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8,000원입니다. 

  

함께 나온 순두부 찌개인데

다른 해물은 전혀 없고 파를 송송 썰어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서 짭짤합니다.

근데 바로 그 새우젓 간이 제겐 맞지 않는 맛이어서 그냥 그렇네요.. 다른 블로그에선 맛좋다고들 하는데ㅠㅠ

 

역시 같이 나온 시래기 된장?? 뭐 그런 국같은데..

아.. 좀 짜고 맛이 강한데다.. 시래기가 푹 삭지 않은 듯 좀 뻣뻣합니다...

 

나물 비빔밥에 넣는 야채들과 반찬들입니다.

뭐 이녀석들은 그럭저럭...

근데 정말 이댁 며느님이 기르시고 만드시는 나물비빔밥인가 하는 궁금증이 문득!!

 

아내의 나물비빔밥입니다.

오이를 동그랗게 썰었다는 점 이외에는 흔히 볼수 있는 보리비빔밥..ㅠㅠ

음..... 급 후회가 드는..

요즘 강화도 맛집 기행은 연전연패네요...

아내에게 미안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오니

초지대교와 강화도 갯벌, 멀리 김포 대명포구도 보입니다.

잔뜩 찌푸린 날씨지만 탁트인 경치는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것 같습니다.

 

깜빡 못올릴뻔한 사진^^

지난번 갯배생선구이에 갔을 때도 텅빈 가게에 저희가 1번 손님이었는데

이번에도 가게엘 들어서자마자

휑~~~~한 실내분위기에 '이건 모지....??'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잠시후 손님들이 줄줄이~~ 

입맛에 안맞는 건 저 뿐인 모양입니다. 

다들 맛있게 드시는데^^ 

 

새로운 단골 커피하우스로 찜한 

"숲길따라"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숑,

기말고사 준비와 부회장 선거 출마로 정신없는 현서,

휴가 얘기, 처가식구들 이야기, 제 과외방 이야기..

 

이상한 건 말입니다.

이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오래 나누는 것이 지금은 이토록 자연스러운데

왜 전에는 이런 것에 익숙하지 못했을까요??

진즉에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더 빨리 알았다면

행복한 추억들이 얼마나 더 쌓였을까요?

늦었지만, 앞으로도 아내와 남아있는 날들을 소중한 기억으로, 추억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비가 오는 월요일인데도

까페 여기저기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과

나이 지긋한 우리 연배의 부부들도 보입니다.

보기 좋습니다^^

장맛속 느긋하고 편안한 월요일 오후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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