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환네와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파주에 있는 심학산엘 올랐습니다.
높이는 200미터가 채 되지 않아도
요즘 부쩍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아내에겐 부담스럽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답답한 아파트보다는 탁 트인 산위의 공기가 낫지 싶어서 결정했습니다.
부천에 사는 정환네를 태워 산에 도착한 것은 11시반 무렵
최단거리로 소개된 약천사쪽을 통해 꽤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니
파주 일대와 일산, 강건너 김포가 한 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제법 멋있습니다.
바람도 쌀쌀하고 아내가 무릎이 좀 아프다 하네요..
무얼 해도 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영숙씨입니다.
정환네와 사는 얘기, 아이들 얘기를 주고받으며 걸으니
산이 익숙치 않은 저희 부부도 많이 힘들이지 않고 심학산 나들이를 한 것 같습니다.
날이 좀 좋았다면 더 좋은 경치를 담을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정상에 있는 정자에서 아내와 오랜만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수줍은 표정의 영숙씨^^
저는 확실히 살이 좀 빠졌군요.
정환 부부입니다.
좋아보입니다.
둘다 건강한 표정에 이제 새로운 사역을 앞둔 긴장감도 보입니다.
제수씨의 얼굴이 좋아졌다고 아내가 좋아하네요^^
언젠가
“아내는 지금도 나를 설레게 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말은 유효합니다.
스무살의 청순함은 이제 중년의 세월 속에 무디어졌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엄마로, 아내로, 큰며느리로, 그리고 한 여자로 보기 좋게 영글어가는 모습이
또한 절 설레게 합니다.
식사는 미리 예약한 산내들에서 했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언제 와도 음식맛 괜찮고
분위기 괜찮고
음식값 좀 비쌉니다^^
정환 부부가 맛있다 하니 그걸로 됐습니다.
정환이가 찍은 식당 입구입니다.
주인 마님의 취향이 듬뿍 느껴지는 인테리어 소품이 어마어마합니다^^
식당 맨 구석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후 뭔가를 검색중이었나 본데
정환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진을 찍었네요.
예쁜 아내의 모습이 보이길래 한 장 더..
식사 후 차 한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긴 공백기를 지나
다시 목회를 시작하는 정환 부부에게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 영혼을 구원하는 목자의 의무와 동시에
이땅을 딛고 살아가는 아비와 어미으로서의 의무를
청년 예수의 자세로 이행하라고 권면하고 싶습니다만
교회 사정이나 여러 조건들이 그리 녹록치 않은 듯 하여
두 사람의 마음 만큼이나 저 역시도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극에 갔다놓아도 살아돌아올 정환이 생존력과
그동안 이십여년에 걸친 목회의 내공이 합쳐지면
머지않아 사랑하는 교회의 모습이 좋은 교회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 제수씨의 숨은 노고가 떠 큰 역할을 하겠지요.
친구가 뒤에서 큰 소리로 응원한다,
정환아!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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